올림픽을 멈춰라 Stop Playing Games 온라인 토론회 4 : Homes not Games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반대 운동의 목소리를 연결하는 온라인 토론회의 네 번째 순서는 '노올림픽 로스앤젤레스(NOlympics LA)'입니다. 로스앤젤레스 인근 잉글우드에서 새로 지어지는 경기장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개발사업과 이에 맞서는 주민들의 투쟁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세입자 조합(LA tenants union)'에서 활동하고 있는 레오나르도 빌치스(Leonardo Vilchis)가 사회를 맡았습니다. 미 서부 시간 기준 7월 18일 정오에 시작한 토론회는 1시간 45분 가량 이어졌으며 76명 가량(최대 참가인원 80명)이 함께했습니다.
잉글우드 지역에 새로 들어서는 소파이 경기장(SoFi stadium)은 프로미식축구 팀 램즈(Rams)와 차저스(Chargers)의 홈 구장으로 사용될 경기장이며,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경기장이기도 합니다. 2015년 초에 로스앤젤레스 시는 소파이 경기장 건설계획을 승인하였고 이듬해 시작한 공사는 올해 안에 마무리될 예정입니다. 또한 올해 7월에는 프로농구 팀 클리퍼스(Clippers)의 새로운 홈 구장 개발사업을 위한 행정 절차가 시작되었습니다.
우선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과 노올림픽 로스앤젤레스가 도쿄에 보내는 연대 메시지를 담은 영상(영어)을 함께 보며 토론회를 시작했습니다.
사회자 : 우리는 오랫동안 허황된 개발계획에 맞서 싸워왔다. 1970년대, 1980년대에는 쇼핑몰 건설을 추진하더니 이제는 경기장과 스포츠 시설을 짓고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한다. 이러한 개발 사업은 새로울 것이 없으며 늘 이 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왔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프로야구 팀인 다저스의 홈 경기장이 지어진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다저스 구장은 아무런 민주적 의사소통 과정을 거치지 않고 해당 지역에 들어섰다. 이와 관련하여 '버리드언더더블루(Buried Under the Blue)'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참가자 1 (버리드언더더블루) : 우리가 이 그룹을 꾸린 이유는 우리 가족들의 역사와 관계가 깊다. 1959년에 우리 친지들을 포함한 이 지역의 커뮤니티는 다저스 구장으로 쓰일 경기장 건설 사업에 의해 강제이주되었다. 이 지역의 역사에 대한 기록물에서는 강제이주되어 파괴된 커뮤니티인 팔로 베르데(Palo Verde), 라 로마(La Loma), 비숍(Bishop)의 이름을 찾아보기 힘들다. 폭력적인 강제이주의 역사를 지우기 위해 새롭게 브랜딩된 해당 지역은 통상 차베즈 라빈(Chavez Ravin)이라고 불린다. 우리는 지워진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그룹을 구성했다. 개발업자들은 주민들에게 더 나은 삶과 주거권 보장을 약속하며 사업을 강행했지만 땅을 빼앗긴 주민들을 위한 대체 이주지는 결국 제공되지 않은 채로 대규모 강제이주가 일어났다. 다소 특이한 점은 당시 커뮤니티 구성원 중에 자기 집을 소유한 사람들의 비중이 높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집주인이냐 세입자냐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 그 자체다. 우린 이러한 역사가 에코파크와 잉글우드에서도 반복되고 있다고 본다. 정치체제와 금융체계가 여전히 이러한 개발사업과 강제퇴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참가자 2 (버리드언더더블루) : 비슷한 저항의 사례들을 살펴보면 시민적 참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집회든 행진이든, 어떤 방식으로 저항을 하든 시민적 참여의 기반이 필요하다. 로스앤젤레스나 캘리포니아 지역만이 아니라 미국 전역, 그리고 세계 각지에서 젠트리피케이션은 더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게 되었다.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을 직접 받는 사람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고 스스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강제이주에 저항하는 그 자체 뿐만 아니라 시민적 참여를 위한 교육을 지속하는 것 역시 우리의 주요 목표다.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에 대해 적극적인 참여를 해나갈 수 있다면 부당한 개발사업도 반드시 멈출 수 있을 것이다.
사회자 : 그럼 이제 잉글우드 지역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살펴보자. 잉글우드 지역의 역사적 배경부터 설명해주면 좋겠다.
참가자 3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Lennox-Inglewood tenants union) : 1950년대에 인종차별적 탄압을 피해 이주해 온 흑인 소작농과 제대 군인 등이 이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점차 백인 중산층들은 여기를 떠나갔고 흑인 등 유색인종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체결되며 사업장이 멕시코 등 라틴아메리카 국가로 이동했고 남미의 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착취당하는 동시에 미국의 노동자들은 대규모 실직 사태를 겪어야 했다. 1980년대에 정부는 좌파운동과 블랙팬서의 활동 등을 탄압하는 동시에 경찰특공대에 대한 지원을 대대적으로 확대했다. 마약과의 전쟁을 내세운 경찰력의 남용으로 이 지역의 경제적, 사회적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고 이로 인해 커뮤니티 내부의 폭력은 오히려 더욱 증가하게 되었다. 이렇게 잉글우드 지역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하는 이유는 우리의 열악한 상황이 명확한 의도에 의해 체계적으로 만들어져왔다는 것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경기장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 측은 지역의 열악한 상황을 통해 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하려고 한다. 예를 들어보자. 1954년에 설립된 한 학교는 만성적인 자금부족을 겪고 있다. 1998년에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는 막대한 자금 지원을 약속하며 사업을 홍보했다. 그러나 그들은 여태껏 학교에 약속한 자금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개발사업자들은 지역의 상황이 얼마나 끔찍한지를 들먹이며 우리의 삶을 더 낫게 만들어주겠다고 호언장담을 한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추진되면 우리의 삶도, 우리의 커뮤니티도 나아지지 않는다. 젠트리피케이션이 진행되며 주민들이 보금자리를 잃게 될 뿐이다.
억압적인 경찰력의 강화 역시 중요한 문제다. 최근 지역 예산을 살펴보면 56%가 경찰에 관한 예산으로 할당되어 있다. 교육과 보건 등 공공영역에 투입되었어야 할 예산을 쏟아부어 막대한 힘을 확보한 경찰병력은 경기장 개발사업을 위해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강제퇴거를 수행하며 면책특권을 누린다. 유색인종과 선주민, 노동자 계층을 쫓아낸 개발지에는 백인 중산층들이 정착한다. 잉글우드를 비롯한 도시 전역에서 이루어지는 개발사업은 시청과 시의회, 개발사업자들의 공고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다. 그래서 이 과정에 개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게다가 경찰병력이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에 더욱 힘들다. 결국 우리의 원동력은 노동자와 세입자 개개인을 비롯한 우리 자신이다. 임대료를 내는 것도 우리고 이 사회에 대한 권한을 가진 것도 우리다. 우리에겐 서로가 있기에 힘을 모아 계속 싸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참가자 4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원래는 ‘잉글우드 가든’이었지만 이제는 ‘스타디움 뷰 아파트’로 불리는 건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이 건물은 소파이 경기장 바로 맞은편에 위치해있다. 이렇게 바뀐 이름은 잉글우드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집주인은 세입자를 쫓아내기 위해, 정확히 말하자면 세입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나가게 만들기 위해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을 쓴다. 일단 집주인은 주거 환경과 관련된 모든 문제에 신경을 끈다. 주택의 상태가 거주할 수 없을만큼 열악하더라도 집주인은 자신은 수개월 전에 매입했으니 자기 책임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세입자들이 더 이상 살지 못하게 괴롭히는 방식은 다양하다. 세입자와 아무런 상의나 양해의 과정 없이 하루종일 건물 수리를 하거나, 분진이 많이 발생하는 공사를 진행하는 등의 방식이다. 장애인이나 고령자가 거주하는 집에서 발생하는 누수나 심각한 곰팡이를 방치하기도 한다. 또 세입자를 모욕하거나 무시하고 가스라이팅하는 방식을 쓰기도 한다.
이 다음에 이야기할 세입자는 집주인과 직접 대화를 하며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집주인에 비해 절대적인 약자인 세입자들은 대부분 그와 같은 입장을 취하지 못한다.
참가자 5 (잉글우드 가든 세입자,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내가 사는 집의 소유주는 로스쿨 학생으로 곧 변호사가 될 사람이다. 임대차 관련 법률에 대해 매우 잘 알고 있다. 그는 세입자 누구에게도 좋게 대한 적이 없으며 집과 관련된 상황들을 똑바로 이야기해주지 않는다. 누수로 물바다가 되어 집주인에게 연락했지만 벽과 주방 싱크대 하단에 구멍만 뚫어놓고 몇 달째 방치하고 있다. 붙박이장이며 바닥에는 곰팡이 투성이다. 집주인과 대화를 하려고 했지만 그는 내 말을 무시하고 비웃더니 “고소라도 하든가!”라고 소리를 질렀다. 문제가 있는 부분을 다 보여줬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수리하지 않고 곰팡이가 가득한 일부 벽에 페인트만 대강 조금 발라놨을 뿐이다.
사회자 : 이러한 상황에 대해 세입자 조합의 입장은 어떠한가?
참가자 6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우리는 이러한 문제를 공유하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며, 집회도 개최한다. 이 문제들은 복잡하고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러나 더 많은 세입자에게 연대를 호소하고 공감대를 넓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약 1년 전에 조합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이 지역의 유일한 세입자 조합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떤 모임은 얼마 지속하지 못하고 없어졌으며, 어떤 모임은 우리 관점에서 볼 때 개발사업에 충분히 비판적으로 맞서지 않았다. 앞서 말한바와 같은 절망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 이 지역에서 자본주의와 인종주의, 강제이주에 맞서기 위해 우리는 모였다. 우리는 함께 개발사업과 강제퇴거에 맞서고, 우리 이웃을 억압하는 경찰의 군사화에 저항하며, 인종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를 반대한다.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고 대응하는 서로의 역량을 키워가는 동시에 세입자의 머물 권리를 지키기 위한 일반적인 지원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사회자 : 다저스 구장이 들어선 팔로 베르데 에서도, 또 잉글우드에서도 개발사업자들은 지역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주거 상황 개선은 물론이고 보육 및 보건 시설의 확충도 내걸지만 결국은 강제이주로 마무리될 뿐이다. 그들은 이 지역의 여러 문제들을 들먹이며 개발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애쓴다. 이러한 모순되고 허황된 약속이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참가자 1 (버리드언더더블루) : 개발사업의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우리가 알게된 것은 개발사업이 언제나 열화된 지역 커뮤니티 상황을 바탕으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공공예산이 축소되고 주거 상황은 악화된다. 특히 주거 정책은 짧게는 수년에서 길게는 수십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개악되지만 지역 정치인들이나 정당을 비롯한 어느 누구도 관심을 기울이거나 바로잡으려 하지 않는다. 우리가 필요로 할 때에 공공 예산이 집행되지도 않고, 필요한 시설들이 세워지지도 않는다. 그런데 갑자기 개발사업이 공표되고 사업자들이 선심성 약속을 내건다. 그들은 땅을 탐낼 뿐이다. 이와 같은 일들은 주거권과 땅에 대한 갈등이 있는 모든 곳에서 일어난다. 투자자본은 지역의 위기 상황을 선호한다. 어째서 개발사업은 유색인종의 커뮤니티를 주 대상으로 삼는가? 땅 값이 싸서 투자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문제는 커뮤니티에서 개발사업의 절차에 개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되고 있는 노숙인 공영주택 정책을 살펴보자. 선출직 공무원들의 결정을 통해 막대한 공금이 투입되는 건설사업이 시행되지만 정작 이 정책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은 의사결정과정에서 배제된다. 노숙인 문제 해결을 내세운 대규모 건설사업은 젠트리피케이션을 불러오고 결국 주민들은 또 다시 내몰리게 된다.
사회자 : 그렇다면 개발사업자들의 모순된 제안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참가자 3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개발사업자들은 경기장 건설을 통해 이윤을 얻고, 자본주의 안에서 아무런 인종적 장벽을 느끼지 못하는 백인 중산층들이 개발지로 이주하기를 원한다. 우리는 집세를 납부하는 당사자다. 우리는 집세납부거부 등 공동 행동을 통해 우리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이걸로 충분한 건 아니다. 비록 쉽지 않은 일이지만 주거를 상품화하는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기를 집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조합을 구성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우리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공식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우리 조합보다는 경찰들의 입장에 더 공감하기도 한다. 잉글우드 경찰서장 마크 프론테로타(Mark Fronterotta)는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손에 꼽히는 고액 급여를 받는 경찰 중 한 명이다. 그들과 함께 뭔가 꾸려나가긴 어렵겠지만 우리와 비슷한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들이나 세입자들과는 함께 연대해나갈 수 있다.
사회자 : 경기장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들은 개발을 통해 일자리가 늘어날 거라고 말한다. 또 그들의 투자 없이는 지역이 발전할 수 없다고도 한다. 커뮤니티에 대한 투자 약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참가자 4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지역 정치 문제에 있어서 계층적 입장이 잘 이야기되지 않는 것 같다. 사업자들이 말하는 ‘투자’는 지역에서 착취로 실현된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주민들의 의사를 거의 대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은 종종 지가상승으로 인한 이득에 관심이 높은 땅주인들의 입장은 대변하곤 한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NBA 구단 소유주 등 개발사업 추진 측의 ‘투자’를 유치하려 하고, 지역정부와 연방정부는 적극적으로 지역을 관광지화 한다. 정부는 실제 여기에 살고 있는 흑인들을 비롯한 유색인종 커뮤니티와 라이프스타일, 심지어 우리가 겪어온 지역의 문제들까지도 상품화하려 한다. 어떤 집주인들은 미디어를 동원한 지역 이미지의 브랜드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들은 오래 험한 세월을 이 지역에서 살아온 만큼 자신의 ‘투자’에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게 바로 자본주의가 움직이는 방식이다. 개발사업이 진행되며 수많은 세입자가 쫓겨나도 대다수의 집주인들은 “그러니까 집을 샀어야지”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세입자들의 입장은 개발사업으로 이득을 얻는 자들의 입장과는 정 반대편에 있을 수 밖에 없다. 소위 ‘투자’를 통해 누가 이익을 얻는가? 그들이 말하는 ‘이윤’은 바로 이 지역 커뮤니티를 착취하여 얻는 것이다.
개발사업을 통해 생겨나는 일자리는 저임금 노동일 뿐이며 특히 지금처럼 임대료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상황에서 이 지역의 삶을 유지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결국 저임금 임시직 노동자들은 보금자리를 잃고 더 먼 거리를 통근할 수 밖에 없다.
커뮤니티의 고통과 강제이주를 통해 이득을 얻는 자들이 제시하는 것이 무엇이든 간에 ‘더 나은 삶’에 대한 거짓된 약속은 우리에게 좋은 것일 수가 없다.
참가자 3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나는 마약과 폭력 문제가 극심하던 시절의 잉글우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자라왔다. 내가 살던 집이 있던 거리를 비롯해 모든 거리마다 총기에 의해 사망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장소가 있었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양방향 우선정지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던 한 사거리가 있다. 언덕에서 내려오는 내리막길 바로 아래에 위치해 있어서 보행자를 빨리 인식하기 어려워 늘 위험한 곳이었다. 바로 앞에 유치원이 있기에 우리는 지난 수십년 동안 더 안전한 전방향 우선정지 표지판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지만 당국은 끄떡도 하지 않았다. 최근 개발사업이 진행되면서 그 사거리에 바로 전방향 우선정지 표지판이 추가로 설치되었다. 사거리는 더욱 안전해졌지만 이는 결코 여기에 살고 있는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과 노동자 계급을 위한 조치가 아니었다. 그동안 잉글우드는 험악한 동네로 여겨졌고 중산층들이 이사오길 꺼리는 지역이었다. 이제 우리는 쫓겨날 위기에 처해있다. 이제와서 우리에게 호의를 베푸는 척 하지만 이는 우릴 위한 것이 아니다. 집주인들은 자신이 그리 대단한 지주가 아니라 고작 작은 집 한 채를 가졌을 뿐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그동안 소득의 20~30%를 임대료로 지불하며 살아왔고, 최근 십여년 사이에는 우리 소득의 거의 전부를 임대료로 내고 있다. 세입자들은 집 수리를 요구하면 임대료가 바로 오르기 때문에 도저히 견딜 수 없는 하자에 대해서도 아무 말을 하지 못하고 산다. 새로 지은 경기장이 근사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경기장을 내세운 개발사업은 우리가 여기 계속 머물 수 없게 만들고, 세입자와 노동자들이 스스로 요구사항을 말하거나 모임을 꾸리기 어렵게 만든다.
참가자 7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우리 가족은 1980년대에 뉴저지 북부에서 여기로 이주해왔다. 뉴저지 북부 지역에서는 1987년부터 본격적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이 시작되었다. 개발사업을 통해 내 이웃들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득을 얻은 건 투자자본 뿐이었다. 사업자들은 지역 세입자와 집주인들에게 투자를 통해 일자리도 늘어나고 지역이 발전할 거라는 똑같은 말을 했다. 어느 지역에서건, 누가 시장이건 똑같은 일이 벌어진다. 또 사업자들은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자 사망사고를 비롯한 산재에도 신경쓰지 않는다. 개발사업과 지가상승으로 인한 이익은 결국 은행으로 흘러들어간다.
사회자 : 앞서 참가자들이 말한 바와 같이 개발을 통해 이익을 얻는 자들의 입장과 우리의 입장은 대립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버리드언더더블루'는 의도적으로 왜곡되어온 지역의 역사를 바로잡고 주민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해왔다. 세입자 조합은 현 상황에서 어떠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까?
참가자 6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자본주의가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는 이상 우리는 계속 맞서 싸울 수 밖에 없다. 우선 지금 상황 속에서 공동의 이해를 계속 구축해야 한다. 세입자들은 자주 무력감을 느낀다. 오랫동안, 어떤 사람은 평생을 여기서 살아왔지만 이 집이 내 재산이 아니기 때문에 거주에 대한 아무런 권리를 갖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내 이웃이나 커뮤니티에 소속되지 못한다는 느낌을 가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 개발사업과 강제이주, 나아가 성차별주의와 인종차별주의, 자본주의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 세입자라는 위치 때문에 타당한 요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함께 모임을 꾸리기 어렵다고 느끼는 상황이 생길 때 마다 우리는 말한다. 여기는 당신 삶의 터전이고 당신이 뿌리 내린 곳이라고, 당신의 아이들과 가족들과 삶이 여기에 있기 때문에 당연히 당신은 이 장소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이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주거가 상품이라는 관념 자체에 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가자 1 (버리드언더더블루) : 팔로 베르데, 라 로마, 비숍의 사례를 이야기해보겠다. 그들은 이 땅이 그다지 가치있게 여겨지지 않을 때 땅을 취득했고, 지가가 올랐을 때 매매를 통해 이득을 볼 수도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웃들이 단순한 세입자가 아니라 우리 커뮤니티의 구성원이자 함께 살아가야 할 주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013년에서 2015년 무렵 에코파크 지역에 갔을 때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었다. 이웃에게 왜 선조가 물려준 집을 팔려고 하느냐고 묻자 이웃 사람은 지금 집을 팔면 많은 수익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집을 팔고 새로 이사간 부촌에서 그는 고립되었으며 커뮤니티의 일부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무도 그의 이주를 반기지 않았고 낯선 외부인으로 여길 뿐이었다. 특히 라틴계 커뮤니티는 독특한 고유의 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커뮤니티의 문화는 도시계획에서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커뮤니티의 기반이 되던 우리의 문화는 부동산 사업의 이익에 의해 재조정된다. 집주인들 역시 이러한 점을 유념하며 커뮤니티의 일부로서 세입자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개발사업이 진행되어 지가가 상승하고 집을 팔아 이사를 가면 당장은 수익을 낼 수 있겠지만 커뮤니티를 잃게 되는 거다.
참가자 8 : '버리드언더더블루'는 다저스 팀의 팬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우리 이웃에도 다저스 팬이 있고 로스앤젤레스 전역에서 다저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데 그들과의 관계는 어떠한가?
참가자 1 (버리드언더더블루) : 우선 야구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려 한다. 오랫동안 유색인종은 야구 경기에 참가할 수 없었다. 또한 다저스는 더이상 작은 기업이 아니다. 로스앤젤레스에 연고를 두면서 미 전역에 걸쳐 사업을 추진하고 막대한 수익을 얻는 거대 기업이다. 누군가 경기관람권을 구입하며 지불하는 돈은 젠트리피케이션 투자 자본이 될 수도 있고, 유니폼을 구입하는 돈은 강제퇴거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자본가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중의 사랑을 얻는 것이다. 스포츠는 경제적, 인종적 불의로부터 주의를 분산시키는 좋은 수단이 된다. 많은 라틴계 주민들이 다저스를 사랑한다. 이 문제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다저스가 지우고 왜곡하려는 역사를 우리가 바로잡고 있듯이, 끈질기게 이야기해나가면서 방법을 찾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참가자 2 (버리드언더더블루) : 사회정의를 지향하는 단체들이 우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기금을 모으거나 여러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곤 하지만 종종 우리의 요구나 주장과는 꽤 거리가 있을 때가 많아서 무언가 모순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젠트리피케이션과 강제이주에 맞서고, 우리의 방향과 행동에 대해 스스로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참가자 3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잉글우드 지역에 들어온 상업 스포츠 팀들은 그들이 스포츠를 통해 지역을 ‘활성화’시켰다고 주장하지만, 스포츠를 내세운 젠트리피케이션은 급격한 임대료 상승과 노숙인 강제퇴거를 불러왔을 뿐이다. 미식축구 팀인 램이나 차저스의 상품들을 살 수 있을만큼 우리 이웃들의 소득이 충분한 것도 아니다.
스포츠에도 정치적인 측면의 역사가 있다. 전체주의에 대항하는 축구 대회나 미식축구 리그도 있다. 전세계적으로 스포츠는 사람들의 힘을 모으는 좋은 수단으로 사용되어져 왔으며, 스포츠는 커뮤니티를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스포츠를 기업과 투자자본이 이윤을 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커뮤니티에 나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다.
참가자 9 : 스포츠 선수들은 개인적으로 의도하지 않더라도 기업의 이익을 위한 부당한 행위에 동참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선수들이 사회적 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또 지역 사람들은 2028년 올림픽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도 궁금하다.
참가자 2 (버리드언더더블루) : 우선 사회정의를 내세운 다저스의 캠페인을 살펴보자. 그들은 Black Lives Matter 같은 비영리 단체를 지원하기 위한 티셔츠를 판매하거나 기금을 마련하곤 한다. 우리는 소위 ‘비영리’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많은 일들을 폭넓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표면적으로 시민적 참여의 폭을 넓히고 기회를 제공한다고 하는 어떤 활동들이 실질적으로는 저항의 기반을 약화시키는 경우가 있다. 민감하고 어려운 논의이지만 현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비영리의 이름으로 행히지는 캠페인들이 어떻게 구성되고 무엇을 하는지를 정확하고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 사회정의의 미명을 내걸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이윤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써의 역할을 수행하는 캠페인들에 대해서도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어야 진정한 연대의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참가자 6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경기장 개발사업 문제에 비하여 올림픽에 대해서는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는 선수들이 부당한 개발사업을 통해 지어지는 경기장에서 개최되는 경기를 거부하길 원하지만, 당장은 불가능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 것이다.
참가자 10 (노올림픽 파리) :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위해 추진되는 선수촌 개발사업으로 인해 많은 주민들과 지역 소상공인, 그리고 교육 시설들이 강제이주의 위기에 처해있다. 지역 주민들을 지지하면서도 관계 당국과의 협상을 우선시하는 인도주의적 기구나 비영리 단체들의 입장에 우리는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의 입장은 2020 도쿄 올림픽 경기장 개발사업으로 퇴거당한 가스미가오카 단지 주민들이나 도쿄의 올림픽 반대 그룹의 입장과도 접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연대와 노올림픽 로스앤젤레스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참가자 6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나는 이전에 주민들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에서 활동했었다. 하지만 해당 단체가 취한 입장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권력자들과의 협상을 거부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이러한 비영리 단체를 통해 협상을 하며 경기장 개발사업을 진행하면 결국 커뮤니티의 참여는 제한될 수 밖에 없다. 그런 단체는 많은 구성원과 지지자가 함께하고 있고 시 의회와도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 그룹의 입장은 좀 다르다. 우리는 세입자들이 개발사업의 문제에 더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강제이주에 맞설 수 있기를 바란다.
참가자 3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가끔 비영리 단체들의 행동에 화가 날 때가 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잉글우드 커뮤니티의 주거권과 강제이주에 대한 문제지만 어떤 단체들은 세입자 문제에 전혀 관심이 없다. 특히 임대료 규제 투쟁에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는다. 월 임대료 인상 상한선을 5%로 규제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을 때 이 단체들은 임대료 규제 개정안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지 않았다. 그 중 일부 구성원들은 규제안을 지지하긴 했지만 아무런 행동을 하지 않았다. 비영리 단체들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단체들이 어디에 기반하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누가 그들을 지원하고 운영 자금이 어디서 오는지를 보면 그들의 지향과 한계를 명확히 알 수 있다. 인종차별적 자본주의에 대항하는 우리는 은행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을 수 없다. 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우리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 하더라도 우리의 입장은 변함없을 것이다.
자기 지역의 세입자나 노동자들, 빈민들의 상황을 보면 당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있다. 우리는 계속 변화를 만들고 우리의 집과 임금, 생활을 지켜낼 것이다. 잉글우드 바로 옆에는 공항이 있어서 막대한 대기오염물질과 엄청난 소음을 만들어내며 하루종일 비행기가 왔다갔다 한다. 소음이 심각해서 시 당국이 주택의 창문을 보강설치하는 지원책을 냈을 정도다. 이제 여긴 경기장이 들어섰고 우린 대규모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분진과 함께 살고 있다. 도로가 확충되며 교통 문제도 더욱 악화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 문제에 대해 생각할 때 시 당국과 시 의회는 유색인종과 노동계층이 주민의 대다수라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까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봐라. 그들이 어떤 일을 겪고 있으며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그들의 관심사는 무엇인가? 우리가 계속 싸워나갈 때 우리와 함께할 사람들은 바로 그들이다.
사회자 : 비영리 단체들은 지역 문제에 대해 도덕적 권위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개발사업과 성장, 투자의 입장에서 주의를 기울일만하고 고려할만한 이슈를 찾아내고자 한다. 이들 단체의 첫번째 목표는 스스로의 존속이기 때문에 개발사업의 당사자인 우리 세입자들의 입장과 다를 때가 많다.
참가자 11 :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을 꾸리면서 어떻게 사람들과 만나고 어떤 관계를 맺어왔으며 어떤 방식으로 저항해 왔는가?
참가자 4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나는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닌 후 여기로 돌아왔다. '로스앤젤레스 세입자 조합'이나 '노올림픽 로스앤젤레스'의 활동을 관심있게 보아왔다. 그러다 세입자 조합에 참여하게 되었고 불법적 강제퇴거에 어떻게 맞서는지, 세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 싸우고 일하는지를 배웠다. 이 지역 세입자 조합 구성에 관심을 가진 다른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세입자 조합에서 경험을 쌓으며 준비해 모임을 시작하게 되었다. 우리는 '로스앤젤레스 세입자 조합'의 정식 지부가 아니지만 그들과 노올림픽 그룹으로부터 든든한 지원과 연대를 받아왔다. 어떤 그룹은 공식적인 조직이고 어떤 그룹은 그렇지 않지만 그들은 모두 끝까지 함께하고 싶은 동료들이다. '로스앤젤레스 세입자 조합'의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관계 구성은 앞서 이야기한 비영리 단체들과 그들을 구분짓는 중요한 지점이다. 우리는 독립적인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우리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각자 가능한 방식으로 기여하고, 스스로 기금을 마련하며, 우리가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움직이려 한다. 이렇게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더 많은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원동력은 바로 사람들 그 자체다. 미국과 같이 개인주의적 문화에 기반한 곳에서 공동의 일을 꾸리는 것은 무척 어렵다. 서로의 이웃을 만나고 알아가고 함께하면서 지주와 시 의회, 그리고 경찰에 대항하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다.
어떤 세입자는 이런 공동 행동에 동참했다가 집주인의 눈 밖에 날까 두려워하기도 하고, 집 상태가 나빠도 그냥 감수하고 살겠다고 하기도 한다. 앞서 다른 참가자가 말한 것 처럼 평생을 여기에서 살아와도 집주인이 아니라 세입자니까 집과 커뮤니티에 대한 아무런 자격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우리는 종종 우리 조합이 부적절한 모임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이런 지적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되도록이면 익숙하고 안정적인 방식으로 모임을 꾸려 자본주의 시스템의 테두리 안에서 온건하게 활동하기를 바란다. 또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여타의 비영리 단체들 처럼 공식적인 후원도 많이 유치하고 후원 기업들의 이름을 그럴싸하게 걸어놓고 작은 기업처럼 움직이기를 기대한다. 강제퇴거는 불법 행위지만 집주인이 세입자를 불법적으로 퇴거시키는 일은 자주 일어난다. 정식 대변인을 고용하는 단체들은 제한된 특정 상황에서는 강제퇴거를 막는 강한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직접 강제퇴거를 막아낼 수도 있다. 우리가 정식 단체가 아니라서, 또는 충분한 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서 조합의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우리는 나름의 기준과 방식으로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
참가자 7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집주인과 경찰들은 관련 법규를 완전히 무시한 강제퇴거를 일삼는다. 지금과 같이 사람들이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강제퇴거에 맞서기는 정말 힘들다. 그래도 현 상황에서 가능한만큼 최선을 다하려 한다. 얼마 전에 집회를 열었는데 우리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은 70여 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우리로서는 큰 전진이다. 집회 이후 많은 사람들이 세입자 조합에 새로 들어왔으며 구성원 수가 두 배로 늘었다. 여러가지로 힘든 상황이지만 이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있고 우리는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다.
참가자 3 (레녹스-잉글우드 세입자 조합) : 우리가 집회를 하는 동안 지나가는 차들이 경적을 울리며 함께해주었고 지나가는 많은 사람들이 지지 의사를 표현해주었다.
참가자 12 (노올림픽 로스앤젤레스) : 그 집회는 아까 이야기한 ‘잉글우드 가든’ 앞에서 개최되었는데 행인이나 차량을 포함한 많은 커뮤니티 구성원들이 집회를 환영하고 지지해주어서 무척 기뻤다.
사회자 : 우리는 대규모 후원금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에게 의지한다. 우리는 함께 싸울 것이고, 우리 지역은 자본가의 전망이 아닌 커뮤니티의 전망에 따라 발전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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