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략범죄와 살상무기로 이윤을 얻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를 반대한다

이번주 월요일(10월 15일)부터 성남시에 위치한 서울공항에서는 2019 ADEX(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일요일(10월 20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무기산업 전시회인 ADEX는 한국방위산업기업들이 주최하고 국방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들이 협력하며 록히드마틴사 등이 후원한다. 이번 ADEX는 34개국에서 430개 업체가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고 있다.

세계 100대 무기생산기업의 매출액은 420조원에 달하고, 이 중 51.6%가 상위 10대 기업의 몫이다. 높은 군사적 긴장과 불안정한 분쟁상황은 이들 기업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100대 무기생산 기업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 LIG 넥스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구 한화테크윈), 한화, 현대위아 등 한국 기업도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모두 2019 ADEX에 참가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무기수출을 국가전략사업으로 육성해왔으며 한국의 무기 수출액은 지난 10년 사이에 30배 이상 급증했다. 참가 업체 중에는 아이언돔으로 악명높은 이스라엘 국영 군수산업체 라파엘과 이스라엘 육군에 주력 공급하는 엘빗 시스템도 포함되어 있다. 행사 첫 날에는 '한-이스라엘 방산협력 세미나'도 개최되었다. 엘빗 시스템은 2014년 7월 가자 지구 공습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에 2010년 이후 최고의 수익 증가율을 기록한 바 있다.

열흘 전에 터키군은 '평화의 샘(peace spring)'이라고 이름 붙힌 군사작전을 개시하며 시리아 북부 쿠르드 지역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사흘만에 최소 2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으며 30명 이상의 어린이가 부상을 입었고 19만명 이상의 피난민이 발생했다. 군사작전을 개시하며 터키 국방부가 개재한 사진에 공개된 T-155 전차는 한국 기업이 기술과 부품을 수출해 터키에서 생산한 무기이다. 이와 같은 K9 자주포 파생형 무기는 2000~2017년 동안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점유율 1위의 자리를 지켜왔다. 한국산 무기가 쿠르드 침략에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공개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터키 무기 수출에 대한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2017년 기준, 한국은 세계 11위의 무기 수출국이다.

2018년에 한국에 도착한 500여 명의 예멘 난민을 둘러싼 상황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직접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왔던 중동의 분쟁과 난민 문제에 대해 한국 사회를 향해 피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2015년에 시작된 예멘 내전으로 인해 2018년까지 1만명 이상이 사망하고 300만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했다. 1만 6천여 차례의 공습 중 3분의 1 이상이 민간인 거주 지역에 대한 폭격으로 이어졌다. 터키 정부군과 반군은 각각 사우디 연합군과 이란을 통해 무기를 공급받고 있다. 예멘 내전을 비롯한 중동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해당 지역의 무기수입량은 급격히 늘어나고 있으며 전세계 방위산업기업들은 차례차례 대규모 무기거래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에 예멘 등 분쟁 지역에서 한화가 생산한 수류탄, LIG 넥스원이 생산한 대전차 유도미사일 현궁 등 한국산 무기들이 사용된 사진과 동영상이 다수 발견되었다. 시민사회단체들이 2010년 이후에 중동 지역으로 수출된 한국산 무기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하였으나 국방부는 '국가와 기업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시리아, 터키, 이라크 등지에서도 한국산 무기가 사용되고 있다. 수단에서는 기아가 생산한 군용차량 K-311이 사용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에는 한국 소총 3만 정이 수출되었다. 2017년 기준, 한국은 세계 5위의 소형무기 수출국이다.

평창올림픽반대연대는 침략범죄와 살상무기로 이윤을 얻는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를 반대한다. 또한 평화를 내세워 2032년 올림픽 유치활동을 벌이는 동시에 무기산업을 육성하는 정부의 기만에 분노한다. 이곳의 평화를 저곳의 전쟁을 통해서 얻을 수는 없다. 우리는 보다 강한 군사적 우위를 점하여 다른 이들을 헤치고 얻는 식민주의적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