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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재해는 끝나지 않았다

현대올림픽은 1896년 이래로 100여 년에 걸쳐 정기적으로 개최되며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가장 유명한 메가 스포츠이벤트인 올림픽이 2018년 2월 강원도에서 막을 올렸다. 13조 원의 예산과 전 국민의 관심을 쏟아부은 화려한 축제는 29일 만에 막을 내렸고, 이제 남겨진 것들을 떠안을 차례가 되었다. 누구를 위한 올림픽인가 미디어는 각종 보도로 올림픽이 “인류가 스포츠를 통해 평화로운 경쟁을 하고 화합과 번영을 이룩하는 만남의 장”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이는 올림픽이 전 인류의 공공재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이 전제는 틀렸다. 올림픽에는 명백한 소유권자가 있다. 바로 국제올림픽위원회(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 이하 IOC)다. 탈세 천국인 스위스 로잔에 본사를 두고 올림픽에 대한 모든 권한을 행사하는 IOC는 민주적인 절차 없이 선출되는 위원들에 의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린다. 위원의 약 10%는 왕족이거나 귀족 가문의 일원이고 나머지 90% 역시 세계적인 부호와 권력자들이며 그들은 우리를 대표하지도, 우리를 고려하지도 않는다. 각국의 올림픽유치위원회는 개최권을 따기 위해 경쟁 입찰에 참여하고, 전적으로 IOC의 조건에 따라 개최지가 선정된다. 개최지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이 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 IOC 구성원의 대부분은 물론이고 각국의 올림픽유치위원회의 구성원 대다수 역시 올림픽 개최를 통해 직접적인 이윤을 얻는 사업체를 가지고 있다. 막대한 이권의 행방을 결정하는 입찰 선정 과정에 전문적인 로비스트, 컨설턴트, 브로커가 개입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2024년 파리올림픽 유치 업무를 맡은 컨설턴트 ‘마이크 리’는 한화 200만 원의 일당을 받으며 일했고, 유치 성공 성과급으로 최소 15억 원 이상을 받았다고 알려졌다. 개최지 선정 과정은 비교적 건전한 로비활동으로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열정적으로 올림픽 유치에 앞장섰고, 토마스 바흐가 ...

2018년 5월 가리왕산 현장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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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이 가져다 줄 밝은 미래를 선전하는 광고가 자취를 감추고, 수호랑과 반다비가 창고로 들어간 뒤 우리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모두가 나름의 방식으로 축제를 마무리하고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 때, 아직 일상을 되찾지 못한 곳이 있다. 5월 말에 평창올림픽반대연대는 티비 너머로는 전해지지 않았던 광범위한 개발과 부동산 투기 광풍의 여파가 남아있는 올림픽 폐허 중 하나인 가리왕산으로 갔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경사면 전반에 걸쳐 토사가 깎여 나갔고, 쓸려내려간 큰 자갈들이 군데군데 무더기로 쌓여있다. 집중호우가 내린지 열흘이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사면 여러 곳에서 물줄기가 흘러내리고 있다.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방문한 후에 진행되고 있는 재해복구 작업장 옆으로 거대한 눈덩어리가 남아있다. 원상복구를 내세우며 스키장사업을 강행할 때에, 많은 전문가들이 스키장용 인공눈 조성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인해 토양생태계가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것이라 말했었다. 한낮의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초여름 날씨에도 남아있는 눈 덩어리는 당시의 경고를 상기시키고 있다. 가리왕산 아래 숙암리 주민들을 쫓아내고 짓고 있는 호텔은 여전히 공사 중이다. 호텔로 향하는 진입로는 지반침하로 파손되어 있다. 1200그루 이상의 나무를 그대로 이삭하여 보존하겠다고 했었다. 복원예산으로 1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아무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약속은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휴지조각이 되었다. 2013년에 졸속으로 진행된 환경영향평가의 복원계획의 미비한 점을 보완하겠다고 했었다. 상대적으로 보전가치가 더 높은 수목들을 재조사하고 이식할 나무들을 다시 산정하겠다고 했었다. 식생 전문가들의 입회하에 벌목을 시행하겠다고 했었다. 그러나 단하나의 약속도 이행되지 않은채로 벌목과 공사는 시작되었다. 슬로프도, 작업도로도 애초의 약속보다 확대되어 5만그루로 예상되었던 벌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