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엘 프랑코의 죽음을 애도하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빈민가)인 마레 지구에서 나고 자란 마리엘 프랑코는 리오 파벨라에 대한 재개발, 강제퇴거, 군사점령, 경찰폭력에 맞서 싸워온 인권활동가로, 2016년에는 시의원으로 선출되었고 의회에서 빈민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녀는 브라질 기준 시간으로 수요일 저녁 9시 30분에 주차되어 있던 차 안에서 신원미상의 남성 2명에 의해 피살되었다. 운전기사인 앤더슨 페드로 고메스는 중상을 입었고, 함께 타고 있던 그녀의 고문도 부상을 입었다. 그녀는 살해당하기 나흘 전에 파벨라 아카리에서 벌어진 끔찍한 경찰 폭력에 대해 폭로했고, 하루 전에는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지 이 전쟁이 끝날까"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리오데자네이루는 경찰폭력이 심각한 곳이다. 경찰에 의한 사망자 수가 전체 사망자 수의 30%에 이를 정도로 만성적인 경찰폭력에 고통받고 있다. 부패한 정치인과 민병대들도 이러한 경찰폭력의 원인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월드컵과 올림픽을 거치며 더욱 악화되었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을 차례로 개최하며 리오 전역에, 특히 파벨라 지역을 중심으로 군사점령이 강행되었다. 마레 지구는 2014년에서 2015년에 걸쳐 1년이 넘게 3천명 이상의 군인이 주둔했었다. 올림픽과 월드컵이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예외적'인 군사화는 메가스포츠이벤트가 끝난 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 마약거래와 갱을 통제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보다 쉽게 주민들의 삶을 침략하고 폭력을 일삼는 강제점령은 '강화된 치안'이라는 이름으로 계속되고 있다. 마리엘 프랑코는 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해 왔고, 리오의 사람들은 그녀의 죽음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오에서는 지금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 그녀의 죽음을 추모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우리는 그녀의 죽음을 애도한다.
우리는 삶에 대한 권리, 쫓겨나지 않을 권리, 감시당하지 않을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 온 마리엘 프랑코를 기억한다.
우리는 빈곤의 범죄화와 빈민에 대한 폭력에 맞서온 마리엘 프랑코를 기억한다.
우리는 리오 사람들을 비롯해, 그녀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분노하며, 이 살인 사건의 진상규명을 강력히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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