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지는 거대 스포츠 시설

활용방안과 유지비용을 마련하지 못하는 스포츠 시설은 올림픽을 비롯한 거대 스포츠 행사의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후에 남겨지는 경기장을 화룡한 최대의 수익을 가정해보아도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금액은 연간 142억원에 이릅니다. 환경올림픽을 내세우며, 개최 후 철거하겠다고 한 시설물들도 뚜렷한 방안 없이 대부분 유지하기로 계획을 변경했습니다. 그러나 3년만 지나도 누적 운영비가 철거 비용에 육박하게 될 것입니다. 12개 경기장 중 관리 주체와 활용계획이 정해진 것은 9개 겅기장이고, 이 계획마저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

1264억원을 들여 짓는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은 올림픽 개최 후 철거할 예정이었으나, 2006년에 사후관리 방안도 없이 유지하기로 계획이 변경되었습니다. 이에 최순실의 조카 장시호가 세운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서 운영권을 손에 넣으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습니다. 연간 유지관리비는 약 30억원, 연간 수익은 5억 6천만원 가량 예상됩니다. 아직까지 뚜렷한 활용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릉 아이스하키 경기장

1079억원의 예산을 들여 짓는 아이스하키 경기장은 원래 올림픽 개최 후에 원주로 이전하기로 했었습니다. 그러나 경기장 이전비용 650억원은 특별법 적용대상이 아니라서 국비를 지원할 근거가 없기에, 이전 계획은 2014년에 철회되었습니다. 아이스하키 실업팀을 운영하는 대명그룹에서 5년간 사후관리를 맡는 협약이 체결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대명그룹은 최순실과 연관된 부정적인 이미지와 5년간 100억원에 달할 운영비에 대한 부담으로 운영 대행을 포기했습니다.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653억원을 들여 짓는 올림픽 스타디움은 나흘만 사용한 뒤, 다시 305억원을 들여 부분 철거될 예정입니다. 관중석은 3만 5천석 중 5천석만 남고, 7층짜리 건물은 3층까지만 남겨집니다. 이마저도 연간 관리비가 40억에서 5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스타디움이 위치한 횡계리의 주민 수는 4천명에 불과합니다. 아직도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없습니다.

아래 사진은 스피드 스케이팅장과 아이스하키 경기장이 위치한 강릉 올림픽 파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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