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가리왕산은 녹지자연도 9등급의 절대보존지역이자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민간개발사업은 물론 국책사업으로도 개발이 불가한 구역입니다. 한국에서 드물게 남아있는 원시림 중 하나이며 500년 이상 국가가 보존해온 숲으로,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보호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왕사스레나무 자생 군락지이자 갯버지나무와 사시나무의 한국 최대 자생군락지입니다. 국가보호산림으로 지정되었으나 2013년에 올림픽 시설 공사를 위해 일부 지정해제되었습니다. 사전환경성검토는 특별법을 통해 면제되었습니다. '우이령 사람들'의 현장조사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서에 기록된 수 3배에 이르는 거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환경영향평가 자체가 졸속으로 진행되었다고 여겨집니다. 또한 당시 지적된 복원계획의 미비점은 전혀 보완되지 않았습니다.

평창 올림픽조직위원회는 경기가 끝난 후 1200그루의 나무를 이식하고 복원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보존가치가 높은 고목들은 특히 이식이 어려우며, 조직위에서 제시한 복원방법으로는 스키장과 같은 시설물 공사가 진행된 곳에서는 자연 서식지 복원이 어렵습니다. 나가노 올림픽에서 밝혀진 바와 같이 화학물질로 토양을 처리하고 인공제설을 한 곳은 토양생태계에 영구적인 손상이 남습니다. 또한 우리는 복원을 약속하고 나무를 이식했지만, 복원 사업에 실패한 1997년 무주 동계유니버시아드의 덕유산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숙암리 주민 이주

가리왕산 바로 아래의 정선군 북평면 숙암리 50여 가구는 정선 알파인 스키 경기장 공사로 집단이주해야 했습니다. 이주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로 공사는 시작되었고, 2015년 겨울부터 2016년 중반까지 주민들은 폐교인 숙암분교를 임시거처로 생활했습니다. 4가구당 10평 남짓한 공간을 배정받았습니다. 내부 리모델링 비용은 도청에서 부담했으나 공과금은 주민들의 몫이었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비싼 전기 판넬 난방비의 부담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야 했습니다. 세입자는 최소한의 이사 비용만을 보상받았고, 본인 명의의 토지를 가진 경우에도 보상 절차는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고 진행되었습니다.



최종 11가구가 이주한 이주단지는 경사가 매우 심한 지대에 조성되어 있으며, 경기장 공사를 위한 발파 작업으로 새 집 벽에는 금이 가고, 주민들은 공사 소음에 시달렸습니다. 입주가 완료된 후에도 마을 진입로 공사가 미루어져 주민들은 한동안 30분 이상을 도보로 이동해야 했고, 공사가 완료된 후에도 매우 가파른 경사로 인해 고령의 주민들은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주단지에 입주하지 못하고 이사를 간 많은 주민들은 농지와 집을 한꺼번에 잃고, 새 집을 얻기위해 빚을 져야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자신의 농지가 있던 땅으로 청소 등의 단기계약 일용직 일을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아래 사진은 숙암리 마을이 있던 부지에 지어지는 '숙암 관광휴양형 리조트'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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